Journey.

2019.01.08 - 01.12 Dublin, Ireland : 뜻밖의 (나홀로) 여정...

2019. 1. 14. 23:56


10월쯤에 비행기표를 충동구매할 때는 까마득하게 느껴졌는데 벌써 새해가 밝고... 더블린 여행도 끝났다. 

그냥 지나가자니 좀 아쉬우니 이리저리 다녔던 곳들을 기록해본다. 사실 시작부터 일이 조금 꼬여서 무슨 정신으로 다닌 건지 잘 기억도 안 남..ㅋㅋ





아침에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셋이 신나서 '야 우리 저녁에 펍가자~ 아일랜드면 역시 펍이지 이얏호~ㅎㅎㅎㅎ' 하며 신나 있었는데 나머지 둘이 비자때문에 못 갈 줄 누가 알았겠나... 들어보니 얘네 말고도 총 7명이 탑승거부당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ㅠㅠ 


개트윅 공항은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좀 큰 버스터미널 같아서 당황했다. 출국확인도 무인으로 체크하고 입국할 때는 아예 확인도 안 하더라..? 지난번에 비자랑 내 입국목적(?)이 좀 달라서 긴장탔던 일때문에 이번엔 그냥 일한다고 하고 빨리 지나가버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짐찾고 표지판 따라서 나가니까 그냥 밖이었음;; 


나랑 같이 수업듣는 애는 그날까지 과제를 다 못 마쳐서 웬종일 다소 심란한 얼굴이었는데 (심지어 저녁에 과제한다고 노트북도 들고 옴ㅋ) 

내 비행기가 30분정도 빨라서 먼저 나는 자리를 뜨고, 비행기 안에 앉아서 핸드폰 만지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은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정말로 이륙하기 3-4분 전이었는데 (그리고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출발함) 만약에 미리 비행기모드 켜놓고 있었으면 전화도 못 받고 더블린 공항에 도착해서 청천벽력같은 소식 전해들었을 것 상상하면 너무 끔찍하다... 그런데 혼자 가게 된 얘기 듣고 충격을 안 받은 건 아니지만 엄청 절망스럽진 않았다. 여러번 혼자 돌아다녀서 그런가 아주 걱정되진 않았고, 그냥 저녁에 펍은 못 가겠다 싶어서 아쉬웠다... 거길 혼자 가서 뭐해..... 



더블린 공항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두 건물이 모노레일이나 셔틀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건물이 이어져 있는 것 같다. 도착은 터미널2로 했고 출국은 터미널1이었는데, 티켓에 따로 나와있진 않아서 도착했을 때처럼 그냥 터미널2로 갔는데 표지판 따라 한참 가다보니 터미널1에서 탑승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터미널2는 지은지 얼마 안 되었는지 엄청 번쩍거리고 예쁘다. 터미널1은 그냥 개트윅같이 생겼다...








도착하니까 4시인데 이미 해 지고 있었고 시내에 도착하니까 완전히 깜깜해졌다.

첫날 도착해서 버스 갈아타기 전에 찍은 사진인데 매우 흔들렸네.. 마치 당시의 내 심정같아... 

강 이름도 몰랐는데 '리피 강 River Liffey'이라고 한다...ㅋㅋㅋㅋㅋ

내 숙소는 북쪽의 살짝 외곽이었고 번화가랑 관광지들이 남쪽에 몰려있어서 저 다리를 엄청나게 건너다녔다



에어비앤비 예약했는데, 호스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타나서 좀 짜게 식었다. 

집주인들 만나서 짧게 스몰토크 하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일인데 그냥 알바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설명해주고 떠났음ㅠㅠ


좀 더 슬퍼졌고 근처 슈퍼에서 다음날 먹을 아침식사를 사둔 다음, 짐을 재빨리 던져놓고 밥먹으러 다시 센터로 나갔다. 

더블린 작아서 잠시 졸 틈도 없이 금방 목적지에 도착해버린다ㅋ










불안한 나의 심리상태 2






저 빨간 펍이 제일 유명한 템플바. 기념 자석에도 갖다 쓸 정도로 유명하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직 달려있어서 반짝반짝 예뻤다. 일행들이 무사히 왔다면 저기에 들어갔을텐데, 하면서 또 슬퍼짐...ㅠ






사실 저 펍을 보려고 간 것은 아니었고! 사실 저기 있는줄도 몰랐음ㅋ 

맛있다는 햄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같은 음식점이 몇 군데 있는데 가장 가까운 것이 템플바 바로 앞에 있었다. 

메뉴는 저게 전부임. 진짜 심플..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는데 미디엄은 별로 크지는 않은데 감튀랑 같이 먹으면 딱 양이 맞았다. 

여기는 감튀를 정말 후하게 주는듯.... 피쉬앤칩스를 사도 감튀를 깔아주고 랩을 사도, 스테이크를 사도, 치킨을 사도 감튀를 산처럼 쌓아준다.


햄버거는 맛있었다! 기본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안에 소스는 따로 안 들어가있었고, 패티에 소금후추 정도만 뿌린 것 같았다. 

마요네즈 받아서 뿌려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감튀도 바로 튀겼는지 매우 좋았음ㅠㅠ


혼자 오니까 벽보고 앉는 자리를 안내해줬는데 덜 뻘쭘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볼 게 없어서 기다리는 내내 핸드폰만 계속 쳐다봤고 옆사람도 심심했는지 내내 핸드폰 보다가 '아 이 자리는 벽말고 볼게 없네~'했다..







내가 이틀 연속으로 갔던 스타벅스.. 저녁늦게까지 문 여는 곳이 별로 없어서 무난하게 스타벅스를 두 번이나 오게 되었음...ㅠ

원래 여기서만 파는 메뉴를 먹어보려고 했는데, 시리얼라떼를 팔더라고..? 하지만 이미 저녁도 먹었는데 시리얼 라떼를 또 먹기도 그렇고, 별로 맛있어 보이지도 않아서 그런 모험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은 기네스 나라의 기네스 굿즈

향초가 마침 필요해서 살까 고민했는데 크기에 비해 비싸서 포기했다. 

아일랜드는 관광상품을 훨씬 잘 만들더라고... 좀 감동받음. 옆나라는 진짜 별론데.

사진을 다 찍진 않았는데 정말 다양하게 생각보다 괜찮은 디자인의 기념품을 판다. 곰인형도 귀엽고!

기네스향 나는 초콜렛을 샀는데 나중에 보니 공항에서 파는게 더 저렴했다.. 역시 기념품 및 선물은 공항에서 해결하는게 최고임.









다음날은 예정대로 트리니티 컬리지 안에 있는 전시장에 갔다. 

얘네는 개강을 이미 한 건지, 학생수가 꽤 많았다. 아니면 과제하러 오는 걸지도....








'북오브켈스' 전시장을 지나면 '롱룸'으로 갈 수 있는데, 해리포터에서 나온 도서관의 모델이래서 좀 기대했다. 

옥스포드에 있는 연회장도 그냥 모델일 뿐이고 실제로 촬영을 거기서 한 건 아니니까, 모양만 여기서 따왔을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음.

안에 진짜로 오래된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데, 책이 꽂혀있는 안쪽 공간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책을 보호하기 위해서 플래시도 금지되어 있다. 

실제로 연구를 위해 필요시 요청하면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다. 


처음엔 양 옆에 조각상들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사람들이었다..ㅋㅋ 

선정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이름때문에 대부분 영국이나 아일랜드 사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사실 계획 세울 시간도 없고 검색하기도 귀찮아서 '비긴어게인' 시즌1을 봤다. 거기서 나온 그래프턴 스트리트랑, 공원이랑 아케이드가 다 가까이 붙어있어서 한번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래프턴 스트리트 막상 갔더니 버스킹 하는 사람 하나도 없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킹 많이 한다며.... 길막하면 혼날 것 같은 번화가던데.... 

어쩌다 다음날 또 지나갔는데 그 때는 두 사람 봤다. 자작곡도 같이 부르는 것 같았는데 노래 잘하고 잘생겼음 ㅇㅅㅇ

노래 듣던 사람들이 가서 피드백하고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그 날 마지막으로 간 곳은 현대미술관. 줄이면 IMMA!

예전에 병원으로 쓰던 건물을 개조한 것이라고 한다. 내셔널뮤지엄이랑 시티갤러리는 센터쪽에 있는데 얘는 비교적 외진 곳에 있었다. 

그래도 중심지에서 엄청 멀진 않아서 가볼만 한 것 같다.


Mary Swanzy라는 아일랜드 작가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4-50년대 이후 작품이 더 좋았다.

그 이전 작품들은 피카소나 샤갈, 고갱 스타일 등을 여러가지로 시도해 본 것 같았는데, 방마다 다른 사람 그림같더니 후기엔 자기 나름대로 소화를 시킨건지 비틀어진 자세의 몸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쪽이 더 흥미로웠음. 

다른 사진작가 전시도 있었는데 별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둘째날 저녁으로 먹은 일식 도시락....

원래는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케밥을 포장해다가 먹으려고 했는데, 분명히 전날까지만 해도 있던 간판이 사라져있었다!!! (도대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2순위였던 일식도시락 집에 갔는데 가게 주인분 지금 생각하니까 젊은 와나타베 켄 닮았어... 

10유로정도 하는 도시락 주문했는데 여기는 어디서나 밥을 많이 준다는 걸 좀 기억해야겠다ㅠ 양이 많아서 엄청 배 부르게 먹었다...

밥을 머슴밥처럼 꾹꾹 눌러줌;


아래는 포장해온, 유명 타르트 집의 치즈라즈베리 타르트! The queen of Tart였나? 

내가 저거 고르니까 굿초이스랬음 (흐뭇)

라즈베리도 상큼하고, 많이 달지 않고 맛있었다... 하지만 역시 난 한국 디저트가 그리워........



아참, 3일동안 밤에 돌아오면 나홀로 올리브와 함께 맥주캔을 하나씩 뜯었는데, 두번째날 먹은 맥주 빼고 다 별로 맛이 없었다...










다음날은 시티갤러리 가기 전에, 근처에 있는 제임스조이스 센터에 들려서 기념품을 샀다. 

전시장 내부는 율리시스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고 나는 아는 것도 없어서 들어가지 않았다. 

전에 배스 갔을 때도 오스틴센터에 갔었는데, 이런 ㅇㅇ센터는 대부분 비슷비슷한가보다. 

내 목적은 내 허영심을 채워줄 귀여운 캔버스백이었고, 책을 살 생각은 없었는데 판매하고 있는 더블리너스 책 중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사왔다. :)












원래 내셔널갤러리는 스킵하고, 시티갤러리만 가려고 했었다. 난 이제 크고 거대한 노잼 갤러리에 지쳐버렸어...

시티갤러리는 크지도 않고, 딱 적당히 한시간정도? 보낼 수 있는 크기이다. 심지어 내가 간 날은 상설전 말고 아무것도 없어서 더 짧았음ㅋ

길을 잘못 들어가서 역주행을 하면서 봤는데, 원래 들어갔어야 했던 입구쪽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전시한 공간이 작게 있었다.

그러고보면 아일랜드 현관문에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있는 집이 꽤 많다. 되게 낡았는데도 문이 예쁜 집들이 많아서 주택가 걸어다니면 재미있다. 

북오브켈스 전시장의 기념품샵에서 '더블린의 문'을 모아놓은 달력도 팔고 있다ㅋㅋ








그리고 여기는 돈 내기 싫어서 안 들어간 트리니티 성당.....

안 들어가니 좀 아쉽긴 했는데 막상 들어갔으면 그냥 그랬을 것 같다. 카톨릭에 무지한 사람 눈엔 제대로 들어오는게 없음..

로마건축물 잘 아는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네, 그 친구가 있었으면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을텐데 걔는 로마로 떠나버렸다~ 하하하~



저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사이에 하늘이 좀 개었다. 3일만에 처음으로!!! (그리고 저녁에 다시 흐려져서 비 오기 시작함ㅋ)










  




왼쪽은 트리니티 성당 앞에 있는, 충동적으로 들어간 비스트로에서 먹은 "점심특선" 해산물 파스타. 

안에 흰살 생선이랑 게살같은 것들이 들어가있고 신기하게 '파'를 넣었다! 

레몬을 짜서 뿌려먹는데, 크림파스타는 나중에 좀 느끼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렇지 않고 굉장히 맛있었다...

전날 연어 먹으면서도 느낀거지만 더블린이 해산물 질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른쪽은 전날에 이어서 또 케밥을 먹는데에 실패해서 먹은 치킨 스테이크. 리피강 바로 옆에 있는 식당 겸 식재료파는 가게? 인데 주문 결제는 카운터에서 하고 팻말 들고 앉아있음 가져다 준다. 혼자 강쪽 바라보고 앉아서 식사했는데 내 옆에 다른 홀로 온 사람들은 다 등지고 앉더라....ㅇㅅㅇ 길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마주쳐서 그런가ㅋㅋ... 


맞은편에 Tea Garden이라는 일본식 찻집이 보여서 가고싶었는데,,, 보다시피 닭이 반마리에 감튀에 샐러드까지 있어서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었다. 

비도 오니 걸어다니기도 그렇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좀 이르지만 집으로 돌아가기로....ㅠㅠ








그리고 다음날 아침! 따란 저것은 8시 20분경이다.

이제 막 해 뜨려고 함ㅋ 

주택가 쪽을 걸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버스타러 10여분 정도 걸어야해서 지나가면서 가정집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여기 집들은 다 작고 다닥다닥 붙어있고, 다른 집이 또 등을 대고 바로 붙어있어서 아마 뒤쪽에도 정원은 없을 것 같다.... 


숙소가 나쁘지 않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날씨도 흐린데다가 채광도 정말 별로고, 라디에이터를 펑펑 켜놨더니 따뜻한 건 좋지만 너무 건조해서 비염맨에게는 가혹한 환경이었다....

3일동안 느낀 것은 이제 이곳의 집이 완전히 집 같지는 않더라도 굉장히 많이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 아무튼 어딜 가나 '집'이 최고다^^b





ps. 여행하는 내내 심심한 나와 열심히 통화해준 ㅇㅍㅍ님과 ㄱㅂㅁ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