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2 Bath, England
작년 12월 22일에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당일치기로 배스에 다녀온 노잼 이야기를 풀어본다
원래는 학기 끝나고 바로 다음 주부터 과제를 빡세게 해서, 배스로 떠나기 전까지 첫번째 에세이를 대충 끝내는 것이 목표였는데
항상 그렇듯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ㅋ (물론 이것도 예상하고 있었음ㅋ)
기차 출발 시간이 5시 40분쯤이었던가. 일찍 일어나고 준비할 자신이 없어서 아예 전날 아주 늦게 일어나고 밤을 새려고 했다.
그런데 전날 예상보다 너무 일찍 일어났다. 오후 1시 넘어서까지 누워있으려고 했는데 11시에 눈을 번쩍 떴고 이때부터 좀 망했다 싶었음.
아무튼 에세이를 다 못 끝냈고, 크리스마스엔 약속도 있고 마음이 급해져서 그 주 내내 하루종일 밥먹고 에세이 쓰는 것밖에 안하고 있었고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에세이를 쓰다가 새벽 3시반 무렵부터 준비하고 간단히 배도 채우고 역으로 출발했다.
배스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St. Pancras로 간 다음, 패딩턴으로 이동한 다음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패딩턴(곰)이 생각나서 기분이 좀 좋았다.ㅎㅎ
캔터베리에서 세인트판크라스까지 1시간정도, 패딩턴에서 배스까지는 1시간 반정도 걸렸던 것 같다. 배스까지의 거리가 더 멀지만 정차하는 역이 적어서 그런지 더 빨랐다. (기차도 더 좋음....ㅠㅠ)
아무튼 그렇게 해서 배스에 도착.
주말이라서 그런지 놀러온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번화가쪽에서 바라본 역 외관. 배스는 런던이나 켄트지역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였다.
건물 스타일이 전혀 다른게 제일 흥미로웠다. 대부분이 저런 누르스름한 돌로 지어진 건물들이었음.
배스 로만스파 안에 전시장에 설명되어 있는 걸 보고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전부터 시작된 도시였다.
시간이 좀 지나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로만스파는 3세기무렵부터 있었다고 했던 것 같다. 즉, 적어도 그 때부터 사람들이 여기 살았단 의미.
시간도 많으니 그냥 무작정 역 밖으로 나가서 대충 휘적휘적 걸었는데 어떻게 방향이 맞아서 금방 로만스파를 찾았다.
역앞에서부터 이어지는 큰 쇼핑거리와 이어져 있어서, 그냥 사람 많은 길 따라 가다보면 지도 없이도 누구나 쉽게 찾을듯...
오른쪽 건물이 로만스파, 정면이 배스 애비 Bath Abbey.
로만스파 입장료 비싸다ㅠ 학생증 있으면 챙겨가기.... 하지만 그만큼 내용이 되게 알찼고 오디오 해설도 있어서 되게 편하게 관람했다. (한국어도 있어..!!!)
그리고 왼쪽엔 기념품샵이랑 카페 등이 있는데, 로만스파를 다 둘러본 다음 카페에 들어가서 뺑오쇼콜라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관광지인데다가 바로 코앞에 있는거라 별로 기대 안했는데 빵도 맛있고 커피도 되게 괜찮았다.
로만스파 내부..! 이 뒷모습은 카이사르이다. 키가 제일 작음.
처음에 들어가면 위쪽 난간을 따라 죽 둘러볼 수 있고, 다음으로 안에 들어가서 전시장에서 유물이랑 해설 등을 매우 "알차게" 본 다음, 다시 아래층으로 나와서 둘러볼 수 있는 구조이다. 생각보다 전시장 규모가 엄청 크고 빼곡해서 자세히 보려면 시간이 꽤 오래걸린다.
기념품샵에서 파는 실제 목욕탕 물......... 용도는 잘 모르겠는데 꽤 비싸다(??)
얘는 로만스파 안의 장식물에 등장하는 이미지로 만든 기념품. 얘가... 고르곤이었나.... 한달 넘게 지나서 기억이 안 난다.
아마 고르곤이었던 것 같다. 고르곤 여성의 모습 아님? 근데 왜 수염달린 남자?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하지 않음.
맨 마지막에는 온천물을 시음(...)할 수 있다. 이걸 마셔도 되는 건가 미심쩍어서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더니 어떤 부부가 와서 먼저 마셔보길래 나도 따라 마셔봤다.
거의 동시에 다 같이 한모금씩 마셔보고 표정 구기고선 그냥 버리고 돌아섰음......
와봤으니 한번 마셔보는건 좋은데 맛이 없는 걸 넘어서 사람에 따라 다소 역할 수 있음을 감안하세요....
로만바스 바로 옆에 있는 배스애비!
이 두 장소가 제일 유명한 곳들인데 너무 가까워서 시간이 남아 돌았다.
입장료는 없고, 기부금을 낼 수는 있음. 그리고 역시나 한국어 해설지를 나눠주신다.
내부는 되게 하얗고 예뻤다...굉장히 밝은 느낌이었고, 리옹의 푸흐비에흐 성당이 조금 생각났네.
이건 귀여워서 찍은 묘소..ㅋㅋㅋ
묘소의 주인은 바로 앞에 누워있는 레이디이고 저 옆에 남편이 상체를 팔로 받치고 러블리하게 부인을 바라보고 있음ㅋㅋㅋ
그 와중에 저 옆에 아가는 혼자 근심걱정이 가득하다...
애비 출구쪽에 기념품샵이 또 있는데 창문에 붙일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되게 예뻤다! 하지만 돈을 아껴야해서 사지 않았어 (따흑)
밖에 나오니까 이른 아침시간보다 사람이 좀 더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날씨도 개었음!
(이제와서 밝히면 사진은 시간순서가 아님)
여기는 레미제라블 영화에서 자베르가 자살하는 장면에 나온 그 다리라는데, 비슷한지 잘 모르겠다.
저녁에 찍은 사진은 좀 가까이서 찍은거라 물살이 잔잔해보이는데, 뒤로 조금만 더 가면 짧은 폭포같은게 있고 물살이 꽤 빨라진다.
다리 위에는 카페랑 여러 가게들이 있고, 장소가 장소인지라 빈 테이블이 잘 나지 않는다...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나중에 시간이 남아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뷰가 좋지는 않음ㅋㅋ...
케이크도 되게 맛있진 않았다... 차라리 옆에 있는 커피숍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진 올린데 말고도 여러군데 돌아다녔는데 (시간이 남아 돌아서!!) 찍은게 없다.
오스틴센터에도 가서 굿즈샵만 둘러보고 나왔는데 (사고싶은게 없었음ㅠㅠ) 시티센터보다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서 좀 등산하는 기분이었다..ㅋㅋ
그쪽에 맛있어 보이는 카페나 음식점이랑 옷가게 등이 굉장히 많았다. 역 앞은 큰 규모의 백화점이랑 브랜드가 위치해 있는, 일부러 조성된 공간이고 여기는 그냥 번화가의 느낌?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회전초밥집도 발견했는데 내가 이 나라에서 본 초밥집중에 종류도 가장 많고 제일 괜찮아 보였어....
연약한 영국인들 연어랑 참치 아니면 먹지도 못한다ㅠㅠ
카페에서 좀 쉰 다음에는 조금 외곽으로 나가야하는 공원에 가겠다고 나댔다가 길을 못찾아서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공원이 되게 크고 예뻐서 정말 가고싶었는데 어떻게 가야하는지 전혀 모르겠음.... 배스는 센터 외곽으로 나가면 다 언덕길이다. 심지어 가파름.... 운동부족으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라 너무 힘들었다.
나중에는 기차시간은 아직 한참 남았는데 정말 갈데가 없어서 절대 안가려고했던 미술관도 다 둘러봤다. 근데 너무 작아서 한시간도 안걸림..ㅋㅋㅋㅋㅋ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대충 30시간 넘게 깨어있었는데, 런던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는 제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너무 피곤했다.
마지막으로 열차를 갈아탄 다음에는 진짜 쓰러져 눕고싶었음....
사실 당일치기로 나쁘지 않은 거리와 일정이긴 했는데 전날 너무 잠을 안 자고 오랫동안 깨어있었던 탓이었다.
배스는 작지 않은 도시이긴 하지만 관광지가 엄청 많은 곳은 아닌 것 같고 딱 하루정도 보내면 좋은 것 같다. (열차도 거리를 생각하면 빠른 편이고!)
아무튼 노잼 배스여행기 끝~
배스로 혼자 떠났어서 더블린은 다같이... 가고 싶었던 거였는데..... 그렇게 되어버렸지...........(훌쩍)